2025년 4월,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96 % 찬성으로 파업을 예고했다. 임금 인상 요구 뒤엔 ‘자율주행 전환’이라는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오늘 협상의 쟁점이 2030 레벨 4 버스 시대의 일자리, 교통 서비스, 투자 판도까지 어떻게 흔들지 짚어본다.
노사 갈등의 본질: 임금 인상인가, 자동화 대비인가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해 임금을 10 % 이상 올려 달라고 요구하며 파업 찬반투표를 96 % 찬성으로 가결했다. 파업이 현실화되면 서울시는 준공영제 적자 1 조 원에 교통 대란까지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표면적 임금 갈등 뒤엔 ‘자동화 전환 리스크’가 숨어 있다. 2028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레벨 4 자율주행 버스는 운전 인력을 최대 35 % 감축할 것으로 추산된다. 노조가 지금 통상임금 기준을 높여 두면, 미래 인력 재배치·퇴직수당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사측도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뚜렷하다. 서울시는 자율주행 시범노선 확대와 함께 운영비 절감 목표를 세웠고, 버스운송사업조합은 인건비 비중을 60 %에서 45 %까지 낮추지 못하면 적자 턴어라운드가 불가능하다. 결국 임금 문제는 ‘당장 2025년 운행 유지비’와 ‘2030년 자동화 대비 인력 구조’가 충돌한 복합 방정식이다.
자율주행 버스 로드맵: 기술·규제·도심 인프라
서울시는 올해 말 레벨 3 자율주행 버스 20대를 상암·여의도 순환 노선에 투입하고, 2028년 레벨 4 실증을 거쳐 2030년 전면 상용화를 목표로 한다. 핵심 기술은 V2X 기반 AI 관제, 4D 라이다, 전고체 배터리다. 국토부는 2026년부터 ‘스마트 정류장’ 500곳을 구축해 고정밀 HD맵·초저지연 6G 백홀을 제공할 계획이며, SK텔레콤·KT는 엣지 MEC 센터를 버스차고지 옆에 배치해 데이터 처리 지연을 10 ms 이하로 낮춘다. 규제도 빠르게 정비 중이다. ‘자율주행차 운행특례법’ 개정안은 2027년부터 자율주행 버스의 사고 책임을 ‘서비스 운영자→제작사’ 순으로 분담하도록 명문화해 보험료를 24 % 낮출 예정이다. 한편, 환경부는 전기·수소 버스 충전 인프라 확충에 5년간 1.2 조 원을 배정했고, 서울시는 배터리 교환형 차체를 도입해 일일 운휴 시간을 40 분 단축할 방침이다. 기술, 규제, 인프라 삼박자가 맞물리면 2030년 서울 도심에는 ‘무인 + 전기 + 실시간 맞춤 노선’이라는 완전히 다른 대중교통 UX가 등장한다.
2030 모빌리티 생태계와 투자 레이더
자율주행 전환은 교통 산업을 세 층위로 재편한다. ① 하드웨어 인프라: 라이다·전고체 배터리·차량용 AI 칩이 핵심이다. 국내 팹리스 ‘NeuroDrive’는 7 nm 자율주행 SoC를 개발해 2027년 양산을 앞뒀고, 라이다 업체 ‘Lumios’는 서울 실증 프로젝트에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② 소프트웨어 플랫폼: AI 관제 SaaS와 교통데이터 마켓이 폭발적으로 성장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T-Bus OS’를 공개해 실시간 승객 수요 데이터를 기반으로 노선을 15 분마다 재설계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데이터 거래 수수료를 새 수익원으로 삼는다. ③ 서비스 레벨: 운전기사는 ‘모빌리티 안전 매니저’로 직무가 전환되고, 고령층·장애인을 위한 퍼스널 에스코트 서비스가 부가 패키지로 생겨난다. 투자자는 ▲전장 부품주(라이다·BMS) ▲TaaS 플랫폼주 ▲모빌리티 REITs(차고지·충전소 부동산)를 3단 분산 포트폴리오로 구성해 규제·기술 변수에 대비할 수 있다. MSCI Future Mobility ETF는 2024년 이후 연 16 % 상승했고, 국내 ‘K-Mobility Active ETF’도 상장 6개월 만에 1 천억 원 이상 자금이 유입됐다. 노사 갈등은 단기 변동성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무인 대중교통’이라는 구조적 테마를 강화해 관련 자본 흐름을 가속할 가능성이 높다.
결론
서울 버스 노사 협상은 단순 임금 분쟁이 아닌 ‘자율주행 전환 1막’의 서곡이다. 3040 투자자라면 하드웨어·플랫폼·서비스를 균형 있게 담고, 규제·노사 변수에는 분산과 장기로 대응해야 한다. 미래 교통 시스템은 인력 축소가 아니라 데이터와 서비스 확장의 기회가 될 것이며, 지금 선택한 포트폴리오가 2030년 도시 모빌리티 패권을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