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자동화 기술이 일상에 깊숙이 들어오면서,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시대가 오고 있다. 2030년, 우리가 일하는 시간은 정말 주 10시간이면 충분할까? 이 질문은 단순한 노동의 양이 아니라, ‘일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일하지 않아도 돌아가는 세상, 가능할까?
우리는 점점 일을 하지 않아도 굴러가는 사회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AI는 사무직의 보고서를 쓰고, 로봇은 물류창고를 정리하며, 자동화된 시스템은 금융, 유통, 제조까지 대부분의 단순·반복 업무를 대체하고 있다. 2030년이 되면, 인류는 생산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지금보다 훨씬 적은 노동만으로도 경제 시스템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선 "전체 생산의 60% 이상이 자동화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남은 40%의 일은 누구 몫일까? 중요한 건 ‘일의 총량’이 아니라 ‘일의 분배’다. 주 10시간만 일해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다면, 남는 시간은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단순히 여가를 누리는 게 아니라,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이유와 ‘일의 가치’에 대해 다시 묻게 된다.
일의 종말인가, 재탄생의 시작인가
단순히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것은 ‘일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더 적은 시간에 더 ‘인간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는 의미다. 반복 업무가 줄어들수록 창의성, 공감력, 판단력 같은 인간 고유의 역량이 요구되는 일들이 중요해진다. 예를 들어, 예술, 상담, 교육, 기획, 스토리텔링, 전략 설계 같은 영역은 AI가 보조할 수 있어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미 있는 일', '나와 연결된 일'을 찾는 경향이 강해진다. 결과적으로, 일의 중심축은 '경제 활동'에서 '정체성 형성'으로 이동하게 된다. 누군가는 10시간만 일해도 충분하다고 느끼겠지만, 누군가는 의미를 찾아 더 많은 시간을 일에 쓰게 될 것이다. 즉, 일의 시간보다 ‘일에 대한 태도’가 변화의 핵심이 된다.
일의 미래를 위한 사회적 준비는 되어 있는가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와 문화다. 주 10시간 노동이 가능하려면 기본소득, 교육 재구성, 새로운 고용 모델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교육은 ‘직업을 위한 훈련’이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사고 능력’을 키우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또, 기업과 정부는 일의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해, 사람마다 다른 노동시간·방식을 수용해야 한다. 동시에, 일하지 않는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인간은 단지 ‘먹고 사는 기계’가 아니라, 자아를 실현하고 관계를 맺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국, 주 10시간 노동 시대가 열린다면, 진짜 과제는 ‘남은 시간에 우리는 누구로 살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이 될 것이다.
결론
2030년, 기술은 우리에게 주 10시간만 일해도 되는 환경을 제공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환경을 의미 있게 채울 준비는 오롯이 우리에게 달려 있다. ‘일’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 의미와 역할이, 조용히 다시 태어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