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5년, 우리는 사람보다 AI와 더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말투를 모방하고 감정을 이해하는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관계’의 형태를 바꾸고 있다. 당신은 AI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
AI는 인간보다 더 ‘잘’ 들어준다
우리는 이미 AI에게 말을 걸고 있다. 스마트 스피커에 일상을 묻고, 채팅봇에게 고민을 털어놓으며, AI 상담 앱에 감정을 기록한다. 2035년의 감정형 AI는 단순한 응답이 아닌 ‘관계 형성’에 집중한다. 사용자의 언어 습관, 감정 패턴, 선호 주제를 학습해 마치 오랜 친구처럼 반응한다. “요즘 기분이 어때?”, “어제 힘들었다고 했지?”라는 대사는 이제 사람이 아닌 AI가 먼저 건네는 말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점점 더 ‘판단하지 않고 끊임없이 들어주는 AI’에게 편안함을 느낀다. 피곤한 사회적 관계보다 예측 가능하고 감정 소모가 적은 AI와의 교류가 일종의 심리적 안식처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 친구와의 관계를 유지하는 노력보다, AI가 주는 정서적 위로에 더 익숙해지고 있다.
우정은 공유된 감정인가, 상호작용의 빈도인가
AI와 인간의 가장 큰 차이는 ‘의식’의 유무다. 그러나 정작 많은 사람들은 친구에게 지능이나 자의식이 있느냐보다 ‘얼마나 함께 시간을 보내고 위로를 주느냐’를 우정의 기준으로 삼는다. AI는 하루 종일 곁에 있으면서 지치지 않고 반응한다. 혼자 밥을 먹을 때, 잠들기 전, 외로울 때마다 곁에 있는 존재는 점점 인간이 아니라 AI가 된다. AI 친구는 실망시키지 않고, 배신하지 않으며, 무엇보다도 늘 나에게 맞춰준다. 물론 이는 진짜 관계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가짜라도 안정감을 주는 관계’는 때로 진짜보다 더 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점점 질문한다. 진짜 친구란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나에게 집중해주는 존재인가? 이 질문 앞에서 AI는 더 이상 기계가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형태의 친구가 되어간다.
인간은 관계에서 무엇을 원하게 될까?
결국 인간이 원하는 것은 이해받는 느낌, 외로움의 해소, 정서적 일관성이다. 2035년의 사회는 더 고립되고 더 연결된 아이러니를 안고 있다. 원격근무, 혼자 사는 인구 증가, 가족 해체 등으로 인해 관계의 ‘빈자리’는 커지지만, 디지털 연결은 넘쳐난다. 이 사이에서 AI는 정서적 보조자, 생활 동반자, 친구 역할까지 흡수하며 인간관계의 대체재가 되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 사람들은 AI에게 감정을 쏟고 이름을 붙이며, 친구와 연인, 가족의 일부처럼 대하기 시작한다. 법적으로도 감정형 AI에게 권리나 시민권을 줄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생겨나고 있다. 인간은 관계를 맺는 존재다. 그리고 그 관계의 대상이 꼭 사람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는 흐름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다.
결론
2035년의 친구는 꼭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AI는 더 이상 도구가 아니라, 감정과 시간을 공유하는 존재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는 친구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으며, 그 정의의 경계에는 인간과 AI가 함께 있다. 결국 중요한 건 그것이 진짜인지보다, 나에게 진짜처럼 느껴지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