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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0년, ‘출생’을 선택하는 시대가 온다면: 탄생의 자율성과 인간 정체성의 재정의

by visionaryhub 2025. 5. 9.

"출생"을 선택하는 시대가 온다면 관련 사진
출생이 선택 가능한 사회

 

2070년, 인간은 더 이상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다. 이제는 ‘출생’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시대다. 언제,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 결정하는 사회에서, 인간은 과연 무엇으로 정의될까?

 

출생이 선택 가능한 사회: 기술은 생명을 디자인한다

2070년의 출생은 자연 발생적 사건이 아니다. 생명은 유전 알고리즘과 인공 자궁, 맞춤형 유전체 편집 기술을 통해 ‘설계’되는 결과다. 어떤 사람은 18세로 바로 태어나 성인으로 살아가길 선택하고, 누군가는 감정 조절 유전자를 비활성화한 채, 감정 없는 삶을 원하기도 한다. 인류는 이제 “언제 태어날 것인가”를 고민하는 존재가 되었고, 출생은 일생 중 첫 번째 자율적 선택이 되었다. ‘디지털 자궁 등록소’에서는 원하는 외모, 지능, 신체 능력, 감정 성향, 성장 환경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등록한 인격은 인공 자궁에서 성장하여 출생한다. 육체는 생물학적으로 완전하고, 인격은 시뮬레이션된 학습 데이터로 채워진다. 더는 부모의 의도나 사고로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 모든 인간은 스스로 출생을 ‘신청’하고, 그 조건에 따라 승인되는 시대. 그것은 과연 진정한 자유일까?

 

부모 없는 인간, 태어난 시점부터 스스로 책임지는 사회

선택 출생 시대에는 부모라는 개념이 사라진다. 출생을 결정한 존재는 스스로의 후견인이고, 자신에게 생명과 권리를 부여한 책임 주체다. 과거의 ‘가족 단위’는 해체되고, 개인은 ‘자기 선택적 존재’로 규정된다. 정부는 출생 등록 시스템을 통해 최소한의 사회적 보장만을 제공하며, 개인은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존재로 인정받는다. 이 구조는 자율성과 독립을 극대화하지만, 동시에 태어남과 동시에 모든 것의 책임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의미도 내포한다. 인간관계는 유전적 혈연이 아닌, 선택적 관계망으로 구축되며, 일부는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는 후회로 고통 받는다. 자기 출생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와 함께, ‘살지 않을 권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확대된다. 과연 완전한 자율은 인간을 자유롭게 만드는가, 아니면 외로운 판단의 부담을 안기는가?

 

출생은 특권이 될까, 기본권이 될까?

이 사회에서 출생은 더 이상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출생 허가는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 하며, 일부 인격은 심리 불안정, 사회 부적합 판정으로 ‘출생 불허’ 결정을 받기도 한다. 이는 출생이 권리가 아닌 ‘심사제’로 전환된 사회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태어난 뒤 자라며 자신을 만들어갔다면, 이제는 태어나기 전부터 자신의 모든 조건을 설정한 뒤 세상에 등장한다. 이 과정은 필연적으로 '생명은 누구의 권한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생명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는 생명을 통제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출생이 개인의 자율이자 사회의 검열 대상이 될 때, 생명은 더 이상 신성한 존재가 아닌 조건부 라이선스가 된다. 탄생은 기회인가, 허가제인가? 이 질문은 기술보다 인간성을 더 근본적으로 시험한다.

 

결론

2070년, 인간은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선택되는 존재가 된다. 출생의 자유는 곧 책임이며, 설계된 삶은 기대만큼이나 불안정하다. 태어남이 더 이상 운명이 아닌 선택일 때, 우리는 과연 삶을 더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스스로를 만들어낸 존재로서, 더욱 외롭게 살아가게 될까?